MBTI, E와 I의 진실은?
외향형과 내향형: 에너지의 급속충전을 위한 트랙

MBTI 항목 중에 가장 직관적이고 빠르게 판별 가능한 질문이 ‘당신은 외향형인가요? 내향형인가요?’라고 한다.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 외향형이고,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 내향형일까?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와 닿는 개념이니만큼 오해가 많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외향형과 내향형의 기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들과 심리학적 기준을 다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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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 1 |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회생활이 어렵다?!

틀렸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것은 명백한 오해다. 이 오해는 개념 정의를 잘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 외향성 Extroversion: 관심과 에너지가 외부를 향해 있음

- 내향성 Introversion: 관심과 에너지가 내부를 향해 있음

외향성은 사교성, 사회적 기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것과 큰 관계가 없다. 동시에, 내향성은 소심함, 낯가림과도 무관하다. 그렇다면 외향/내향성과 무슨 개념을 혼동하는 것일까?

- 높은 사회성 high social talented: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잘하고 쉬움

- 낮은 사회성-내성적 low social talented: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어려움

전통적으로 ‘내성적’이라는 것이 그리 환영받지 않는 이미지인 경우가 많다 보니 내향성에 대해서도 평가 절하적인 판단을 하는 오류가 종종 발생한다. 내향적이지만 높은 사회성을 가진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방송인 유재석씨의 MBTI가 ‘내향형’이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다), 외향적이지만 내성적인 사람들도 있다(모든 모임과 술 자리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하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

# 오해 2 | 외향적인 사람들은 밖에 나가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집에 있어야 쉬는 것 같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주로 외부 환경과의 교류, 만남을 통해 만족감을 채우기에 밖에 나가는 행위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고 외부 활동을 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향적인 사람들도 밖에 나가서 휴식을 취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바깥에서 신체적 활동 자체는 즐기지만 혼자서 그 활동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물리적으로 몸은 밖에 있지만 사실 정신적으로는 내부를 향해 있을 것이다. 반면 주말을 항상 집에서 보내더라도 매주마다 집에 손님을 초대해서 시간을 보낸다면 외향적이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느냐,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느냐’로 외향성과 내향성을 전적으로 판별하기엔 무리고, 세부 활동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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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향과 내향, 더 큰 만족감을 위한 역설적인 제안

MBTI 검사를 정식으로 해보지 않더라도 내가 어떤 활동을 해야 더 만족감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는지 경험적으로,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요즘 업무로 너무 무리를 해서 혼자서 충전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외향성보다 내향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문제는 평소 에너지를 회복하던 방식대로만 계속 유지를 하다 보면 그 회복 수단에 익숙해져서 ‘채워진다’는 느낌을 체감하기가 어려워 진다. 집에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사랑하는 분이 휴일마다 집에서 혼자 있다 보면 점점 휴식 시간이 늘어나도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다. ‘더 높은 강도로 집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향형도 마찬가지다. 밖에 나가 더 많은 사람과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도 시간 등의 제약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순간’을 짜릿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내향인들은 한 번씩은 밖에 나가서 집에 들어오는 순간의 편안함을 재생해야 한다. 반대로 외향인들은 집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 사람들을 만나는 쾌감을 최대화 시키면 좋다.

Profile
최은영 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기업과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기업정신건강 힐링멘토.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그 직후에는 심리진단, 평가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로 기업 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현장에서 발로 뛰어왔다. 다수 대기업,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에서 상담, 위기 개입, 교육을 진행했고, 근로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련 글을썼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전임상담사로, ‘CIM Care Program’에 참여해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