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리뷰: UAE 컨센서스(UAE Consensus)
글로벌 탄소중립 여정에 대한 첫 번째 성적표를 발행하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28th, COP28)가 약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2023년 12월 13일 폐막했다. COP28은 당사국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대표 결정문을 두고 막바지 협상에 진통을 겪으며 당초 폐막일을 하루 넘겨 최종 합의문 ‘UAE 컨센서스(UAE Consensus)’를 채택했다. 이번 호에서는 COP28에서 다루어진 주요 논의사항에 대해 분석하고,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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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COP28), 어떤 논의가 이뤄졌을까?

해마다 기후변화와 ESG 관련 키워드로 주목받는 ‘COP’는 당사국 총회라는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어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의미한다.

1995년부터 매해 개최되어 온 COP는 올해 28회째를 맞이했다. 2023년의 COP28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되어, 주요의제로 ①제1차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ketake, GST) 결과 공유, ②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 ③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 손실과 피해 대응책 마련, ④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산업 등 개발도상국 탈탄소화 지원 등이 논의됐다.

먼저 COP28 기후정상회담에서 전 세계 국가들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10년 안에 ‘탈 화석 연료 전환(Transitioning Away)’을 가속화 한다는 합의문에 동의했다. 또한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를 확대하고 매년 에너지 효율을 2배 끌어올리기로도 약속했다.

한편, 이번 COP28에서는 개도국을 위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이 공식 출범했다. 개도국이 겪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에 선진국이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하기로 약속하면서 조성된 해당 기금은 앞으로 4년간 세계은행(WB)이 임시 운영하기로 하였고, COP28에서 UAE, 독일, 영국, 미국, 일본, EU 등이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탄소 저감이 어려운 산업에서 개도국들의 탈탄소를 돕는 ‘기후 클럽(Climate Club)’도 공식 출범하여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과 보고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탄소누출을 완화하는 등 회원국 간 정책 효율을 높이고 연계를 강화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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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삼정KPMG 경제연구원

UAE 컨센서스에서 이뤄진 역사상 첫 ‘화석 연료’ 탈피 약속

이번 COP28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파리기후협약 목표에 대한 이행 현황을 평가한 첫 번째 성적표가 공개되었고, ‘탈 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합의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그간 논의되어 온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ingOut)’은 전원 동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COP 총회 시작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사회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손실과 피해 관련 기금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한 규모, 보상 범위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으며, 기후 클럽에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가 불참했다는 점이 한계가 있다. COP28 최종 합의문에 대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절반의 대책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비로소 기후 위기가 화석연료로 인한 위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UAE 컨센서스, 어떤 영향 끼칠까? 고려해야 할 사항은?

COP28 최종 합의결과와 주요 국가·기관의 핵심 메시지를 종합할 때,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 리스크 관리와 기회 선점에 모두 힘써야 한다. 먼저,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 필요 시 탄소 배출에 대한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을 고려해야 하며, NDC 상향 조정 시나리오뿐 아니라 향후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 증대, 주요 수출 시장 내 사업 및 공급망 리스크, 탄소 관련 비용 발생 등의 변수들도 종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리스크 대응 노력과 더불어 기존 비즈니스를 과감히 전환함으로써 탄소 중립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온실가스 다배출산업인 철강 산업은 철강 생산 시 탄소 배출을 수소로 전환하는 ‘그린 스틸’ 개발을 통해 산업 공정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한국이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제시함에 따라 원자력, 수소 산업에 정부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기술의 글로벌 표준 형성 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R&D도 필요하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UAE 컨센서스에 의한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 약속에 따라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유럽 REPowerEU,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등 재생에너지 사용 시 얻을 수 있는 지원 사항을 고려하여 각 사의 공급망 전략을 재검토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이 고려할 사항으로는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공시기준이 다양한 기업·규제당국·기관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각 기업들은 공시기준에 대한 자사의 준비도(Readiness) 진단을 토대로 데이터 관리 체계·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갖추고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수적이다.

이번 COP28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두드러졌다. 엑손모빌, 셸(Shell) 등 에너지 기업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빈패스트 오토(VinFast Auto), JP모건 등 소프트웨어, 자동차, 금융 등 산업별 선도기업이 에너지 전환에 따른 신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 전략을 구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의무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탈탄소 기술 경쟁력 확보 등 넷제로 대응 전략 마련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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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비즈니스그룹 리더 이동석 부대표 (dongseoklee@kr.kpmg.com)
경제연구원 · 엄이슬 책임연구원 (yeo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