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테크노믹스 시대, 유통·소비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무인매장·AI챗봇·슬립테크에 이르기까지 신기술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유통·소비재 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첨단 기술이 유통 환경에 도입되는 유통 4.0 시대에 진입한 뒤, 현재는 AI(인공지능), 로봇, 3D 프린팅, D&A(Data & Analytics), 블록체인 같은 디지털 기술이 본격적으로 밸류체인에 녹아 드는 유통 4.0 시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번 호에서는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으로 유통·소비재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펼쳐진 상황에서 국내외 기업 사례를 통해 성공적 디지털 전환 방향성을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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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유통·소비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요?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닌, 혁신적 비즈니스로 성장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경쟁력 그 자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신기술과 자사 비즈니스 간 연계를 바탕으로 효율성·생산성을 얼마나 높였는지, 초개인화 고객 경험을 제공 중인지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성패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국내 유통·소비재 기업은 자사 사업과 디지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전략적으로 선별, 결합하고 비즈니스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이행해야 합니다.

일례로 공급 및 판매 단계 등 가치사슬과 디지털 기술 결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브랜드로는 미국의 칙필레(Chick-fil-A)가 있습니다. F&B 업계 특성상 식품 안전 관련 이슈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더불어 기업이 감당해야 할 재무적 손실이 적지 않습니다. 칙필레는 이 같은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식중독과 같은 안전 이슈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해 AI 실시간 고객 피드백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지난해는 일부 지역에 자율주행 로봇으로 로봇 배송을 개시했을 뿐 아니라 식당 내 로봇 서버 실증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Q2. 첨단 기술을 활용해 타 비즈니스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나요?

유통·소비재 기업은 라이프케어(Life Care) 분야로의 진출 기회를 탐색하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설 수 있습니다. 펨테크(Femtech), 슬립테크(Sleeptech)처럼 소비자 생애주기에 걸쳐 장기간 비즈니스를 개발해 나갈 때,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유통·소비재 기업만의 노하우는 경쟁력을 더해줄 핵심요인이 될 것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생태계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맥락과 흐름을 읽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기업들은 기술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 또는 투자·M&A를 혁신 추구 방안으로서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령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Asleep)과 MOU를 체결하여, 수면 질 개선에 중점을 둔 건강기능식품과 숙면에 도움되는 화장품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행보는 자사가 보유한 뷰티테크에 에이슬립의 슬립테크 기술과 데이터를 더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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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디지털 기술 개발 외에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고도화하고, 이를 타 유통업체로 판매하는 B2B 사업화 등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 구축은 디지털 생태계에서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오카도(Ocado)가 기술·솔루션업체에 대한 투자·M&A를 지속하며 전통적 유통업체에서 리테일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오카도는 물류센터 자동화 솔루션을 자체 개발, 타 유통업체에 판매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 생태계 경쟁 강도가 심화될수록 유통·소비재 기업이 가진 자체 리테일 솔루션 개발 역량은 디지털 생태계 지배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기술과 비즈니스를 결합하는데 국한된 기업보다는,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기술 고도화에 주도적으로 나선 기업이 우위에 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칼럼은 지난 9월 7일 게재된 한국경제 CFO Insight ‘리테일 테크노믹스 시대, 유통·소비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CM2 김시우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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